"김 대리랑 박 주임, 또 말 안 섞네. 아, 저기압 진짜 어떡하지..."
프로젝트 매니저(PM)라면, 아니 그냥 팀을 이끄는 중간 관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입니다. 개발팀 에이스와 기획팀 핵심 인력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사소한 의견 충돌에서 시작된 감정의 골이 깊어져, 나중에는 메신저로만 대화하고 서로의 보고서는 들여다보지도 않는 지경에 이르죠.
간트 차트를 그리고, 진척률을 계산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이런 '사람 문제'입니다. 팀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산으로 가게 만드는 가장 큰 암초죠. 그리고 놀랍게도, PMP 시험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PMP 시험의 진짜 출제 기준은 PMBOK이 아닌 ECO(시험 내용 개요)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그 ECO의 무려 42%가 바로 '사람(People)' 영역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이 거대한 첫 번째 산맥, '사람' 영역을 함께 등반해 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팀을 하나로 묶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리더십과 갈등 관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ECO Task 1: 갈등 관리 (Manage Conflict) 🤔
프로젝트에 갈등이 없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원, 일정, 의견 등 모든 것이 충돌의 연속이죠. PMI는 PM에게 '갈등을 없애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 ECO 실행 지침(Enablers) 들여다보기
- 원인 파악: 갈등의 근본 원인과 단계를 해석합니다. 단순한 의견 차이인지, 자원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감정 문제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합니다.
- 해결책 모색: 상황에 맞는 갈등 해결 기법을 평가하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도록 돕습니다. PMP 시험에서는 특히 '협력/문제 해결(Collaborate/Problem Solve)' 방식을 가장 이상적인 해법으로 봅니다. 이는 양쪽 모두의 의견을 듣고 함께 'Win-Win'하는 제3의 대안을 찾는 접근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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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에서 마케팅팀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주장하고, 재무팀은 '예산 초과'를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며 회의 때마다 날 선 대립을 하고 있다. PM인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A. 두 팀장에게 각자의 주장을 굽히고 조금씩 양보하라고 말한다. (타협)
B. 일단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니, 마케팅팀의 손을 들어주고 재무팀에 양해를 구한다. (강행)
C. 두 팀을 함께 소집하여, 마케팅이 원하는 '효과'와 재무팀이 우려하는 '비용'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예: 저비용 고효율의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함께 찾도록 회의를 주관한다. (협력/문제 해결)
D. 두 팀의 갈등이 잠잠해질 때까지 해당 안건 논의를 보류한다. (회피)
정답은 C입니다. PMP 시험은 PM이 단순히 한쪽 편을 들거나 문제를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등을 이끌기를 원합니다.
ECO Task 2: 팀 리드 (Lead a Team) 📊
진정한 리더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프로젝트팀에서 리더십은 팀을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등대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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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 공유: "우리는 지금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도시의 랜드마크를 만들고 있는 거야"처럼, 팀에게 프로젝트의 명확한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여 동기를 부여합니다.
- 리더십 스타일 결정: 상황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적용합니다. 여기서 PMP 시험의 핵심 키워드인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등장합니다. 팀 위에 군림하며 지시하는 '보스'가 아니라, 팀의 성공을 위해 뒤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하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조력자'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애자일 환경에서는 이 서번트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ECO Task 3: 팀 성과 지원 (Support Team Performance) ⚙️
팀을 이끌기로 했다면,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책무입니다. 이는 단순히 성과를 '평가'하고 '감시'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 ECO 실행 지침(Enablers) 들여다보기
- 장애물 제거: 팀의 성과를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Impediments)을 파악하고 제거해주는 역할입니다. 예를 들어, 팀이 개발에 필요한 고사양 컴퓨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것이 PM의 역할입니다. 서번트 리더십의 가장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죠.
- 피드백과 성장 지원: 팀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시기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팀의 성과는 곧 개인의 성장과 직결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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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애자일 프로젝트에서 개발팀의 속도(Velocity)가 최근 몇 번의 스프린트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다. 회고 회의에서 팀원들은 "외부 부서의 리뷰와 승인 절차가 너무 오래 걸려서 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불평한다. 이 때 PM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A. 팀원들에게 외부 부서와의 소통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독려한다.
B. 해당 외부 부서 책임자를 만나 현재의 문제 상황을 데이터(예: 대기 시간)로 설명하고,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한다.
C. 경영진에게 팀의 속도 저하 문제를 보고하고 해결책을 요청한다.
D. 다음 스프린트 계획 시, 승인 대기 시간을 고려하여 작업량을 줄여서 계획한다.
정답은 B입니다. 팀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외부의 장애물'을 PM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팀의 성과를 지원하는 서번트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오늘은 ECO의 '사람' 영역 중에서도 프로젝트의 심장과도 같은 리더십과 갈등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PMP가 원하는 PM은 더 이상 과업을 할당하고 통제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고, 갈등마저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리더'라는 것입니다.
오늘 다룬 내용 중, 여러분의 회사 생활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팀원 간의 갈등 중재인가요, 아니면 팀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리더십인가요? 여러분의 경험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고민을 나누다 보면, 시험 합격뿐만 아니라 더 나은 리더로 성장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 '(하)' 편에서는 팀원 한 명 한 명을 성장시키고,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코치'이자 '협상가'로서의 PM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PMP 시험 문제에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직접 나오나요?
A. 직접적으로 "서번트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기보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PM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보기 중에서 서번트 리더십의 철학(팀 지원, 장애물 제거, 권한 위임 등)에 가장 부합하는 행동을 고르는 것이 정답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Q2. 갈등 해결 기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협력/문제 해결'만 정답인가요?
A. PMP 시험에서는 '협력/문제 해결'이 장기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아 선호하는 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는 '강행'이, 사소한 문제에서는 '회피'나 '수용'이 정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문제의 '상황(Context)'을 주의 깊게 읽고 가장 적절한 기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Q3. 오늘 다룬 ECO Task들은 애자일과 전통적 방식 모두에 적용되나요?
A. 네, 그렇습니다. 갈등 관리, 팀 리드, 성과 지원 등은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과 상관없이 모든 프로젝트에 필수적인 리더의 역량입니다. 다만, 애자일 환경에서는 좀 더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팀을 지원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역할이, 전통적 환경에서는 명확한 방향 제시와 통솔력이 좀 더 강조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