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커리어 초기에, 저는 한 번의 '완벽한 성공'을 경험했습니다.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사항을 모두 맞추고, 단 하루의 지연과 1원의 예산 초과도 없이 프로젝트를 마쳤죠. 종료 보고서에 찍힌 '성공' 도장을 보며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그 시스템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업 사용자들은 너무 복잡하다며 예전 방식을 고수했고, 우리가 만든 결과물은 서버 한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갔습니다.
그때의 충격은 제게 깊은 질문을 남겼습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일했던 걸까?" 그 경험을 통해 저는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A successful delivery is not a successful project.” (성공적인 '납품'이 성공적인 '프로젝트'는 아니다.)
오늘은 이 격언과 함께,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프로젝트 성공의 모습은 무엇인지, 그 마지막 여정을 떠나보려 합니다. 😊
'납품 완료'라는 반쪽짜리 성공 🤔
정해진 시간 안에(On-time), 정해진 예산 안에서(On-budget) 약속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은 프로젝트 관리의 매우 중요한 기본기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납품(Delivery)'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조직들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 '납품'의 성공으로 측정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프로젝트의 전체 그림 중 절반에 불과합니다.
- 우리가 만든 결과물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 결과물은 잘 나왔지만,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모두 번아웃되어 떠나간다면?
-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모두 사라져 다음 프로젝트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과연 이것을 진정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납품'은 결승선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결과물이 세상에 나가 진짜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는 '출발선'일 뿐입니다.

진정한 성공의 두 날개: '가치'와 '성장' 📊
진정한 프로젝트 성공은 '성공적인 납품'이라는 몸통에 '가치 창출'과 '팀의 성장'이라는 두 개의 튼튼한 날개가 달려있을 때 비로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1. 비즈니스 가치 창출 (Value Creation):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출물 자체가 아니라, 그 산출물을 통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결과(Outcome)'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PM은 편익 관리 계획서에 따라 우리가 약속했던 가치가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측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새 시스템 덕분에 고객 응대 시간이 정말 15% 단축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죠. 이 가치 실현이야말로 프로젝트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마지막 퍼즐입니다.
2. 팀과 조직의 성장 (Growth): 프로젝트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공장이 아닙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통해 팀원 개개인의 역량이 성장하고, 팀의 협업 방식이 더 성숙해지며, 조직 전체에 유의미한 교훈(Lessons Learned)이 남아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팀은 새로운 기술 스택을 성공적으로 도입했고, 갈등 해결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이것이야말로 다음 프로젝트를 더 잘 해낼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값진 자산입니다.
PM, '마무리하는 사람'에서 '가치를 키우는 사람'으로 ⚙️
이러한 관점의 확장은 PM의 역할을 재정의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끝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프로젝트라는 씨앗을 심고, 그것이 조직의 땅에서 잘 뿌리내려 '가치'와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을 때까지 돌보고 키우는 정원사와 같습니다.
프로젝트 종료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페이지여야 합니다. 그 페이지에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이 배움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PM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며, 우리 스스로를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진정한 리더로 만드는 길입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
이렇게 길고 길었던 PMBOK 연재 시리즈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했습니다. 커리어의 고민에서 시작해 수많은 격언과 시나리오를 거치며, 저 역시 프로젝트와 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프로젝트는 단순히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과 동료, 그리고 우리가 속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기회'의 장입니다. 납품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넘어, 우리가 하는 모든 과정이 더 큰 가치와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슴에 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여기서 막을 내리지만, 우리의 진짜 프로젝트는 내일 아침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 위대한 여정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긴 이야기를 함께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납품'을 넘어, 위대한 '성공'으로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성공적인 프로젝트'란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경험했던 최고의 프로젝트는 어떤 가치와 성장을 남겼는지, 그 마지막 이야기를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프로젝트가 끝났는데 PM이 성과까지 계속 추적해야 하나요? 제 역할은 끝난 것 아닌가요?
A1. 조직의 구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보통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운영(Operations)팀이나 사업부서에서 이어받게 되죠. 하지만 성숙한 조직에서는 PM이나 PMO가 프로젝트 종료 후 일정 기간(예: 3~6개월) 동안 편익 실현 여부를 함께 추적하고 측정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다음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케이스를 더 정확하게 작성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가 되기 때문입니다.
Q2. '팀의 성장'은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나요?
A2.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정성적으로는 충분히 측정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시작과 종료 시점에 팀의 역량에 대한 자기 평가 설문을 진행하여 그 변화를 볼 수도 있고, 프로젝트 회고(Retrospective)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새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성장 포인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교훈 등록부에 이러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비즈니스 가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실패한 건가요?
A3.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프로젝트의 결과는 시장 상황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기대만큼 가치가 나오지 않았는지'를 분석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다음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 역시 조직의 중요한 '성장'입니다.
Q4. PMBOK 7판에서도 이런 '가치'와 '성장'의 관점을 강조하나요?
A4. 네, 이것이야말로 PMBOK 7판의 핵심 철학입니다. 6판이 '어떻게' 결과물을 잘 만들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7판은 '왜' 이 프로젝트를 하는가,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가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둡니다. '가치 전달 시스템(Value Delivery System)'이라는 핵심 개념 자체가 바로 이 관점을 반영합니다.
Q5. 이 시리즈의 다른 글들도 다시 보고 싶어요.
A5. 블로그 카테고리 [PM의 서재] 메뉴를 통해 '일 잘하는 PM의 격언' 시리즈의 모든 글을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며 길을 잃었다고 느껴질 때, 이 글들이 작은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