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아무것도 아니다, 기획은 모든 것이다." 이 명언의 진짜 의미를 아시나요? 완벽한 계획서에 집착하다 현실을 놓치는 PM의 흔한 실수를 짚어보고, 예측 불가능한 위기 속에서 프로젝트를 구하는 것은 잘 만든 '계획서'가 아닌, 함께 '기획'했던 과정의 힘이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몇 년 차 주니어 시절, 저는 '완벽한 프로젝트 계획서'에 대한 강박에 가까운 집착이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PPT에 온갖 예측과 데이터를 담아 빼곡하게 채웠죠. 그 계획서를 손에 들고 있으면 마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단 한 번도 그 아름다운 계획대로 흘러간 적이 없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슈 하나에 계획서는 휴지조각이 되기 일쑤였고, 저는 당황하며 밤을 새워 계획서를 수정하기 바빴습니다. N년차 직장인이 된 지금, 저는 그때의 제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압니다. 바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이 남긴 이 명언의 의미를 말이죠.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 (계획은 아무것도 아니다, 기획은 모든 것이다.)
오늘은 이 말이 단순한 격언을 넘어, 변화무쌍한 프로젝트의 세계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핵심 진리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계획서'라는 등대에 숨겨진 함정 🤔
프로젝트 관리자라면 누구나 '계획'의 중요성을 압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범위를 정의하며, 자원을 할당하는 과정은 필수적이죠. 하지만 많은 PM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기획(Planning)'이라는 동적인 과정의 가치보다 '계획서(The Plan)'라는 정적인 산출물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간트 차트, 완벽한 리스크 관리 대장, 수십 개의 가정으로 채워진 문서는 그 자체로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이런 문서의 완벽성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 현실과의 괴리: 책상에 앉아 만든 계획은 실제 현장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합니다.
- 소통의 부재: PM 혼자 완벽한 계획서를 만들고 팀에게 "따르라"고 지시하는 순간, 팀원들은 계획의 주인이 아닌 수동적인 실행자가 되어버립니다.
- 변화에 대한 저항: 공들여 만든 계획서가 틀어지는 것을 '실패'로 여기게 되어, 예상치 못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기존 계획을 고수하려 합니다.
결국, 계획서는 항해를 위한 '지도'여야 하는데, 어느새 누구도 만져서는 안 되는 '박물관의 유물'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진짜 힘은 '과정'에 있다: 기획(Planning)의 가치 📊
아이젠하워가 말한 '기획(Planning)'은 단순히 문서를 만드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때로는 싸우면서 공동의 이해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이 치열한 '기획'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동의 목표 의식 형성: 함께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팀원과 이해관계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프로젝트의 진정한 주인이 됩니다.
- 잠재 리스크 식별: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토론하면서, 혼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잠재적인 문제점과 리스크를 미리 발견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 신뢰 자산 축적: 의견이 충돌하고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쌓입니다. 이 신뢰는 훗날 예측 불가능한 위기가 닥쳤을 때 팀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뭉쳐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됩니다.
결국, '기획'의 진짜 결과물은 두꺼운 계획서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문제(First contact with the enemy)가 발생했을 때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잘 훈련되고 서로를 믿는 팀인 것입니다.
계획이 무너졌을 때 우리를 구한 것 ⚙️
얼마 전 진행했던 물류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가 떠오릅니다. 우리는 몇 주간 현업 부서와 치열하게 토론하며 정말 멋진 계획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중반, 갑작스러운 외부 규제 변경으로 우리가 계획했던 핵심 로직 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계획'은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주니어 시절의 저였다면 아마 패닉에 빠져 밤새 계획서를 다시 만들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저는 팀원들과 현업 담당자들을 다시 회의실로 불렀습니다. 우리는 무용지물이 된 계획서 대신, 몇 주간 함께 '기획'하며 쌓아 올렸던 것들을 꺼내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 시스템으로 해결하려던 진짜 문제가 뭐였죠?"
"A부서가 가장 우려했던 점이 바로 이런 규제 리스크 아니었나요? 그때 차선책으로 논의했던 B안을 다시 검토해 봅시다."
놀랍게도, 우리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미 '기획' 과정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타진하고, 서로의 우선순위와 제약사항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구한 것은 100장짜리 계획서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며 함께 고민하고 다퉜던 시간, 즉 '기획'의 힘이었습니다.

살아있는 계획, 함께 추는 춤 🌱
결국 훌륭한 프로젝트 관리자는 완벽한 계획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계획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계획서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계속해서 현실을 반영하며 업데이트되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관리는 정해진 악보대로 연주하는 지휘가 아니라, 파트너의 다음 스텝을 예측하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탱고와 같습니다. 그 호흡과 신뢰는 '기획'이라는 충분한 연습 과정 속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젠하워의 명언을 통해 '계획'과 '기획'의 차이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혹시 지금 너무 완벽한 계획서를 만드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 에너지를 조금 떼어, 팀원들과, 그리고 이해관계자들과 한 번 더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는 '기획'의 시간에 투자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 시간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로부터 당신의 프로젝트를 구해줄 가장 든든한 보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계획'이 무너졌지만 '기획'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계획에만 너무 집착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기획이 중요하다"는 것이 계획서를 대충 만들어도 된다는 의미인가요?
A1.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치열한 '기획' 과정을 거치면 그 결과물인 '계획서'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깊이가 있어집니다. 다만, 계획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계획서는 기획 과정에서 합의된 내용을 담아내는 '도구'이자 '스냅샷'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Q2. 이해관계자들이 기획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귀찮아하면 어떻게 하죠?
A2. 기획 초기 단계에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왜 그들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1시간을 투자하시면, 나중에 10시간의 재작업을 막을 수 있습니다"와 같이 그들의 언어로 이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회의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문성과 관련된 핵심적인 부분에만 참여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3. 애자일(Agile) 방법론도 이 명언과 관련이 있나요?
A3. 네, 애자일 방법론은 "계획은 아무것도 아니다, 기획은 모든 것이다"라는 철학을 가장 잘 구현한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애자일은 초기에 완벽하고 거대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짧은 주기의 '기획'(스프린트 플래닝)을 반복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계획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적응시켜 나가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Q4. '기획'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너무 심해 합의가 어려울 땐 어떻게 하죠?
A4. 의견 충돌은 나쁜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필요한 과정입니다. PM은 이 과정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해야 합니다. 충돌의 원인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하도록 논의를 유도하고, 프로젝트의 최상위 목표와 비즈니스 가치에 어떤 대안이 더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야 합니다.
Q5. 이 명언의 정확한 출처는 어디인가요?
A5. 이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고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거대한 전쟁을 준비하며 완벽한 작전 계획(The Plan)도 중요하지만, 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고, 각 부대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훈련 과정(Planning)이 실제 전투에서 승리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